신경성 종양으로 오인된 경부에 발생한 다형성 유리질 혈관확장성 종양 1례
A Case of Pleomorphic Hyalinizing Angiectatic Tumor of Neck Mimicking Neurogenic Tum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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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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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omorphic hyalinizing angiectatic tumor (PHAT) is a rare, low grade neoplasm which usually occurs in subcutaneous soft tissue. Histologically, it features ectatic blood filled vessels surrounded by hyalinized stroma and pleomorphic spindle cells. Clinically and histologically, PHAT could be misdiagnosed as such tumor as neurogenic tumor, malignant fibrous histiocytoma. About 100 cases of PHAT have been reported so far, and it is even rarer in head and neck area. We experienced a case of PHAT in 41-year-old male with several months of history of gradually enlarging neck mass which was surgically removed by wide excision.
서론
다형성 유리질 혈관확장성 종양(pleomorphic hyalinizing angiectatic tumor, PHAT)은 1996년 Smith 등에 의해 처음 보고된 종양으로 굉장히 드문 연조직 종양이다.1) 발, 다리, 허벅지, 사타구니, 회음부, 겨드랑이 등 다양한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하지를 침범하며 피하조직이나 근육의 표층에서 발생한다.2-4) 진단은 주로 임상적, 영상학적, 조직학적 소견, 그리고 면역화학염색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임상적으로 PHAT은 천천히 자라며 통증 및 압통이 없는 1 cm부터 20 cm까지 다양한 크기의 종양으로 나타난다. 조직학적으로는 다양한 크기의 얇은 혈관 벽을 가진 확장된 혈관들의 군집으로 나타나며 그 혈관들의 내강, 내피 밑의 피브린 퇴적물을 보인다. 그리고 혈관 내강의 혈전이 관찰되기도 하며 혈관 주변의 유리질화가 특징적이다.1,5)
이 증례 보고에서 저자들은 점진적으로 자라는 경부 종물을 주소로 내원한 41세 남자를 경험하였고 컴퓨터 단층 촬영상 신경성 종양 소견을 보여 전신마취 하 광범위 국소 절제를 시행하였다. 하지만 추후 병리조직검사 결과상 PHAT으로 진단되었다. 이처럼 PHAT은 다른 종양들과 감별진단이 중요하겠으나 현재 국내에서는 PHAT은 거의 보고되고 있지 않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두경부에 발생한 경우는 증례 보고를 찾기 힘들다. 저자들은 두경부 종양에서 드문 다형 유리질 혈관확장성 종양 1례를 체험하였기에 이에 대한 진단, 감별진단, 치료 등을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례
41세 남자가 3개월간 천천히 크기가 증가하는 좌측 경부 종물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과거력, 가족력, 및 사회력상 특이 소견 없었다. 신체 진찰상 좌측 경부 2구역에 넓게 촉진되는 종물이 관찰되었으며 구강 검진 상 좌측 편도에 작은 종물이 관찰되었다. 성대마비는 없었고, 뇌 신경 9번, 11번, 12번 신경마비도 관찰되지 않았다. 좌측 경부 종물, 좌측 편도 종물에 대해 각각 세침흡인검사(fine needle aspiration), 펀치 생검(punch biopsy)을 시행하였다. 좌측 경부 종물에 대해서는 fibrofatty tissue, no tumor present 소견 보였고, 좌측 편도 종물에 대해서는 atypical squamous mucosa, favor non-neoplastic 소견 보여 좌측 경부 종물에 대해 세침흡인검사를 반복 시행하였다. 재시행한 세침흡인검사상에서는 atypical cell clusters 소견 보였다. 조영제를 사용한 경부 컴퓨터 단층 촬영상 좌측 경부 2구역에 불균질적으로 조영되는 방추형의 4.3×2.9×4.4 cm의 종물이 관찰되었고 미주신경에서 기원한 신경성 종양이 의심된다는 판독을 받았다(Fig. 1). 중심바늘생검(core needle biopsy)을 고려하였으나, 이미 두 번의 세침흡인검사로 진단 시기가 늦춰졌고 중심바늘생검에서 면역 염색이 필요한 조직 소견이 나오면 검체 채취를 위해 한 번 더 진단이 늦추어질 가능성을 고려하여 광범위 절제술을 결정하였다. 미주신경 종양일 경우 성대마비가 올 수 있으나 크기가 4 cm 이상이므로 수술은 필요하며 술 후 성대마비가 올 경우 제1형 갑상성형술로 목소리 개선 수술이 필요 할 수도 있다는 충분한 설명을 하였다. 또한 세침흡인검사상 atypical cell이 관찰되므로 악성의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아 병리학적 확진을 위한 절제술이 필요함을 설명한 후 전신마취 하 종양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시 좌측 경부 1, 2구역에 걸쳐 있으며 미주신경 및 교감신경에 붙어있는 종양이 발견되었다. 종양으로 인해 내경동맥 및 외경동맥이 전방으로 편위된 소견이 관찰되었다. 내경동맥, 외경동맥, 내경정맥, 미주신경을 모두 보존하면서 절제 시행하였고 특별한 문제 없이 수술을 마쳤다(Fig. 2).
병리검사에서 H&E (Hematoxylin and Eosin) 염색상 군집을 이루고 있는 확장된 혈관들이 관찰되며 그 혈관 벽들은 얇아져 있었다(Fig. 3A). 그리고 혈관 내강의 혈전과 혈관 주변의 유리질화(hyalinization)가 관찰되었다(Fig. 3B). 세포질에 헤모시데린 침착이 있으며 핵내봉입체가 관찰되었다(Fig. 3C). S-100에 대해 면역화학조직염색을 시행한 결과 음성소견 보여 다형 유리질 혈관확장성 종양으로 확진되었으며 깨끗한 절제 변연이 확인되었다. 수술 후 1주, 2주 뒤 외래에서 경과관찰 하였으며 성대마비, 연하장애, 호너증후군 등의 신경학적 합병증 없이 상태 양호하여 6개월 간격으로 추적관찰 중이다.
고찰
다형성 유리질 혈관확장성 종양(pleomorphic hyalinizing angiectatic tumor, PHAT)은 천천히 자라는 종양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하지를 침범하며 피하조직이나 근육의 표층에서 발생한다. 굉장히 드문 종양으로 발표된 논문이나 증례가 많지 않다. 현재까지 보고된 논문에 따르면 가장 흔히 발생하는 위치는 다리(18/97; 18.6%), 허벅지(17/97; 17.5%), 발(14/97; 14.4%), 발목(10/97; 10.3%)순이다. 주로 성인에서 나타나며 10세부터 83세까지의 다양한 나이대에서 발생하고 평균 나이는 57세이다. 남녀비는 3:4로 여성에게서 조금 더 많이 발생한다.6) WHO에서는 PHAT을 양성 혹은 저 등급의 연조직 종양으로 구분하지만, 몇몇 저자들은 30~50%의 다소 높은 국소 재발률로 경계성/중등도의 악성을 가진 종양으로 보기도 한다. 국소 재발률은 높지만, 현재까지 원격 전이가 보고된 적은 없다.5)
PHAT은 조직학적으로 기질과 혈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질에는 방추형 세포(spindle cells), 다형세포(pleomorphic cells), 그리고 핵 내 봉입체를 가진 다핵거대세포(multinucleated giant cells)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혈관들은 이 세포들 사이에 퍼져 있다. 군집을 이루고 있는 이 혈관들은 확장되어 있으며 그 혈관 벽들은 다양한 크기로 얇아져 있다. 혈관의 내강, 내피 밑의 피브린 퇴적물을 보이며, 혈관 내강의 혈전과 혈관 주변의 유리질화(hyalinization)가 특징적이다. 혈관 주위에 있는 세포들은 그 세포질에 헤모시데린 침착이 관찰되고, 기질에는 염증세포들이 관찰되는데 주로 비만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끔 점액질이나 석회화가 관찰되기도 한다. 높은 다형성에도 불구하고 유사분열 세포는 적게 나타난다.3,5,7,8) 종양의 경계는 비교적 침습적이다. 면역조직화학염색에서는 75% 이상에서 CD34(+)를 보이며, 대부분의 증례에서 S100(-)를 보인다.5)
영상학적 검사에서는 자기 공명 영상이 도움은 되지만 비특이적이다. T1에서 저신호강도 혹은 등신호강도를 보이며, T2에서 불균질하게 고신호강도 혹은 등신호강도를 보인다.9) 컴퓨터 단층 촬영 영상에서는 불균질하게 조영되는 양상을 보인다.
PHAT은 점액 섬유종과 같은 육종으로 재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광범위 국소 절제술(wide local excision)을 통해 치료한다. 국소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저선량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감별진단 해야 할 종양으로는 악성 섬유성 조직구종(malignant fibrous histiocytoma), 신경초종(schwannoma) 등이 있다. 악성 섬유성 조직구종은 성인에서 가장 흔한 연조직 육종이며 피하나 점막 하에 무통성 종괴로 관찰된다. MRI상 T1에서 중등도-저신호 강도를 보이며, T2에서 중등도-고신호 강도로 보인다. 출혈, 석회화, 괴사, 점액질이 있을 경우 불균질하게 관찰된다. 현미경적으로 조직구, 섬유 모세포, 거대세포, 방추상 세포 등과 교원질이 나선형-다형 형태(storiform-pleomorphic form)를 주로 보인다. 유사분열 세포가 보이며 CD34(-)를 보이는 점에서 PHAT과 감별할 수 있다.10,11)
신경초종은 신경외막에서 발생하는 양성 연조직 종양으로 서서히 자라며 크기가 커지기 전까지는 특이한 임상 증상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PHAT과 감별이 필요하다. MRI 상에서 T1에서 저신호 강도 혹은 등신호 강도를 보이며, T2에서 불균질하게 고신호강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PHAT의 영상학적 결과와 비슷하다. 하지만 T2에서 중심부에서는 저신호강도, 변연부에서 고신호강도를 보이는 target sign, 다발성의 작은 고리 모양을 보이는 fascicular sign 등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어 감별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병리학적으로 PHAT은 종양의 경계가 침습적이지만, 신경초종은 캡슐에 쌓여 있다. 그리고 면역화학염색을 시행하였을 때 CD34(-), S100(+)를 보여 PHAT과 감별할 수 있다.11)
PHAT은 드문 질환이고 주로 하지에 발생하며 특히 두경부에 발생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기 때문에 경부 종양을 진단할 때 PHAT을 염두에 두기는 힘들 것이다. 본 증례에서도 술 전 컴퓨터 단층 촬영상 신경초종이 의심되었지만, 술 후 병리 조직학적 검사상 PHAT이 진단된 경우로서, CT상 신경초종이 의심될 때 MRI 등의 추가 검사를 통해 추가 감별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