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 남자 환아가 1개월 전부터 시작된 고열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당시 개인병원에 입원 치료 후 1주일 여 만에 증상이 호전되어 퇴원하였다가 내원 2주 전부터 다시 고열을 호소하였다. 내원 10일 전 개인병원에서 시행한 흉부방사선검사에서 폐 좌엽에 엽상 폐렴 소견이 있어 항생제 및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며 치료를 받았고, 이후 흉부방사선검사 및 증상은 호전되었으나 내원 2일 전부터 다시 원인을 알 수 없는 섭씨 40도의 고열을 호소하여 본원 소아청소년과로 입원하게 되었다. 말초 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2.8×10
9/L (중성구 73.2%, 림프구 21.1%, 단핵구 5.5%, 호산구 0%, 호중구 0.2%), 절대호중구수 2×10
3/uL, 혈색소 12.4g/dL, 혈소판 79×10
9/L로 백혈구와 혈소판이 감소한 이중혈구감소증이 있었고, 말초혈액 도말 검사에서도 마찬가지로 혈구의 형태학적 이상은 없었으나 백혈구와 혈소판의 감소 소견을 보였다. Aspartate aminotransferase (AST)/alanine aminotransferase (ALT) 21/14 IU/L로 정상 범위였으나, 혈청 lactate dehydrogenase (LDH)와 ferritin은 각각 693IU/L, 2000ng/ml 이상으로 증가, 중성지방(triglyceride)과 피브리노겐(fibrinogen)은 각각 180mg/dL, 250mg/dL로 정상 범위였다.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검사는 음성이었고, Epstein-Barr 바이러스(EBV) 항체 검사는 EBV viral capsid antigen (VCA) IgM은 음성, EBV VCA IgG와 early antigen (EA) IgG, Epstein-Barr virus nucleic antigen (EBNA) IgG는 양성으로 확인되었다. 신체 진찰 시 우측 경부 level IV에 림프절 종대가 관찰되었고, 경부 전산화단층촬영검사에서 양측 level II, III에 평균 1cm정도 크기의 둥글고 경계가 명확하며, 조영 증강이 되지 않는 다수의 림프절 종대와, 양측 level IV에 3cm 크기의 융합된 림프절, 종격동에도 동일한 양상의 2cm 크기의 림프절 종대가 확인되었다(
Fig. 1). 이에 추가적으로 시행한 흉부, 복부 전산화단층촬영검사에서 비장의 길이가 11cm 이상인 비장 종대 소견
4) (
Fig. 2)과 비장 문부, 양측 서혜부, 폐문부와 기관분지하부의 림프절 종대가 확인되어 경부 림프절 생검을 위해 이비인후과로 의뢰되었다. 림프종 등의 악성 질환의 감별을 위해 전신마취 하에 우측 level IV에서 1×0.6cm 크기의 림프절 절개 생검을 시행하였다. 병리 조직학적 검사에서 탐식된 조직구들이 관찰되었으며(
Fig. 3), 면역조직화학염색상 조직구 침윤 소견과 T-림프구, B-림프구의 결핍소견이 확인되었다(
Fig. 4). 지속되는 발열과 이중혈구감소증에 대한 감별진단을 위해 추가적으로 골수 흡인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골수에서도 형질세포에 의한 혈구탐식증이 확인되었다(
Fig. 5). 따라서 HLH-2004의 진단 기준 중 발열, 비장 종대, 이중혈구감소증, 혈청 ferritin의 증가, 경부 림프절과 골수 검사에서 악성 종양의 침습 소견이 없는 혈구 탐식 소견으로 다섯가지가 일치하여 HLH로 진단되었다. 환아는 HLH-2004의 치료 지침에 따라 etoposide (215mg/day)와 cyclosporine (300mg/day) 정주, dexamethasone (14mg/day) 경구 복용을 포함하는 복합 항암 화학 요법 병합치료를 시작하였다. 치료 시작 5일 후 고열은 호전되기 시작하였고, 3주일 경과 후 혈액학적 소견도 서서히 호전되며 정상화되어 현재는 HLH-2004 프로토콜에 따라 정기적으로 항암치료를 시행하며 추적 관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