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지선암(Sebaceous carcinoma)은 드문 암종 중 하나로 그 대부분은 주로 눈주위(눈꺼풀)에서 발생한다.
1) 눈주위 외 부위에서의 발생은 매우 드물며, 대부분 이하선에서의 지선암은 타 부위의 전이성 지선암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드문 발생률로 인하여 명확한 병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침샘의 이소성 피지세포(ectopic sebaceous cell)로부터 기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
보고된 증례들에 의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크기가 점차 증가하며, 주변 조직에 고정된 종물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많은 경우 안면마비가 동반되었으나, 통증 및 경부의 촉진되는 림프절 여부는 환자에 따라 다양성을 보였다. 컴퓨터 단층 촬영, 자기공명영상 등의 영상 검사 및 세침흡인검사를 통한 진단이 주로 이루어졌다. 기준은 확립되지 않았으나, 수술적 제거 및 방사선 보조요법을 주요 치료로 시행 중이다.
지선암의 침샘내 발생은 국외에서도 드물며, 국내에서는 악하선 발생 1례만 보고된 바 있다.
1) 저자들은 최근 이하선의 샘암종으로 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종괴가 재발하여 재발성 샘암종으로 오인되었으나 수술적 절제 후 이하선 원발성 지선암으로 진단된 1예를 경험하여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73세 남자 환자가 3개월 전부터 우측 이하선 부위에 생긴 종괴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종괴는 점차 커지는 양상을 보였고, 식사에 따른 크기의 변화는 없었으나 통증을 호소하였다. 환자의 과거력 및 가족력에는 특이 사항이 없었다. 이학적 검사상 우측 이하선 부위의 직경 7 cm의 원형의 종괴가 관찰되었으며, 종괴를 덮고 있는 피부의 색깔 변화가 관찰되었다. 또한 우측의 안면마비(House- Brackmann Grade II)가 관찰되었다. 세침흡인생검에서 낭성 구성물 외 진단 가능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경부 컴퓨터단층촬영 결과 우측 이하선 내에 약 4.1 × 5.0 cm 크기의 소분엽화(lobulation) 소견을 보이는 종괴가 관찰되었다. 종괴의 말단부위는 고형 성분을 가지고 있고 내부에 석회화를 동반하였으며, 조영 증강을 보여 점액표피양 암종(mucoepidermoid carcinoma)과 같은 원발 악성 종양을 시사하였다(
Fig. 1). 종괴의 후방 부위에서 피하지방 침범소견을 보였으나 림프절 전이를 시사하는 소견은 없었다. 환자의 전산화단층촬영 결과 점액표피양 암종 추정 진단 하 전신마취 후 우측 이하선 전절제술 및 상견갑설골근경부절제술을 시행하였다.
Fig. 1
Preoperative CT images. (A, B) Lobulated, cystic mass with peripheral solid portion and internal calcification was observed on axial and coronal CT images.
변형 Blair 절개를 10 cm 정도 연장하여 시행한 후 우측 이하선 전절제술 및 상견갑설골근경부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종양은 이하선 전체에 위치하였다. 안면신경의 주가지는 종양에 의한 허혈 손상으로 색깔 변화가 관찰되었으나 직접적 침범은 보이지 않았으며, 신경 자극기(1mA)에 반응하지 않았다. 안면신경의 말단은 잘 보존되었으며 신경 자극기(1mA)에 반응하였다. 종양은 안면신경 보존 하에 제거되었으며, 그 크기는 4.5 × 3.8 × 3.2 cm 로 출혈 및 국소 낭성 변화를 포함하는 하얀색의 결절이었다. 조직학적 검사 결과, 종양은 피막화되어 주변과 경계가 명확한 낭종으로, 출혈성, 낭종성 변화를 동반하였다. 특정한 종양 유형을 시사할 분화는 관찰되지 않았으며, 다소성(multifocally)으로 세포질의 액포화를 동반한 투명 세포(clear cells)가 관찰되었다. 면역조직화학염색 결과 CEA에 대해 음성반응, CK7, CK5/6, P63에 대해 양성 반응을 보였다(
Fig. 2). 종양의 신경주위침범, 림프혈관침범 소견은 없었으나 보존된 안면신경 주가지 근처 종양 변연의 암세포 침범 소견이 있었다. 림프절 전이 소견은 없었다. 이상의 종양의 위치, 조직병리학적 소견 및 면역조직화학염색 결과를 종합하여 최종적으로 침샘 기원의 샘암종(adenocarcinoma, NOS)으로 진단(pT3N0M0, Stage III)하였다. 안면신경 근처 소견으로 절제연이 가까워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계획했으나 추적소실되었다.
Fig. 2
Histopathologic findings. (A) Macroscopic aspect of the tumor. About 4.5 × 3.8 × 3.2 cm-sized white tumor with hemorrhagic and local cystic change was observed. (B) H&E staining of representative section of tumor. The tumor exhibited evidence of glandular and ductal structures, with absence of differentiation, indicative of specific tumor types (H&E, ×100). (C) Immuno-staining on a representative section of tumor showed positive staining for CK7 (×200). H&E: Hematoxylin and eosin.
환자는 수술 2년 2개월 후, 우측 이하선 부위 종괴 재발로 외래 재내원하였다. 이학적 검사상 우측 이하선 부위부터 경부 제 2 구역(Level II)에 걸친 직경 6 cm의 종괴가 관찰되었으며, 우측 안면 마비는 House-Brackmann Grade Ⅲ로 심화되었다. 우측 이하선 부위를 제외한 안면 부위 및 다른 부위의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세침흡인생검에서 비정형세포가 관찰되었다. 경부 컴퓨터단층촬영 결과 우측 이하선 심엽 위치에서 약 4.5 × 4.8 × 9.0 cm 크기의 종괴가 관찰되었다. 종괴의 상부는 조영증강되는 고형 성분이며, 하부는 출혈 및 지방 음영이 동반되었다. 종괴의 침범 범위 확인을 위하여 시행한 경부 자기공명영상촬영 결과도 동일하였다(
Fig. 3). 양전자 컴퓨터단층촬영 결과 원격전이는 없었으며, 이하선 이외의 원발 부위 또한 확인되지 않았다(
Fig. 4). 재발성 샘암종 진단 하 전신마취 후 우측 이하선 전절제술 재시행하였다. 변형 Blair 절개를 시행 후 우측 이하선이 있던 자리의 종괴를 관찰했다. 종괴는 주변 조직과 유착되어 있었으며, 안면신경의 가지에 둘러싸여 있었다. 안면신경은 희생되었다. 인두곁 공간과 후하악정맥 사이에서 종괴가 관찰되었다. 절제된 종양의 크기는 7.0 × 5.0 × 3.5 cm 로 하얀색의 결절이었다. 조직학적 검사 결과, 종양은 비교적 경계가 명확하나 불규칙한 모양의 괴사가 동반되었으며, 림프혈관 침윤은 관찰되지 않았으나 인접한 근육 침범 소견을 보였다. 첫번째 수술의 조직과 비교하여 지방질 분화를 가진 세포들이 주를 이루면서, 대부분의 종양 세포들이 대세포 군(large cell nest학염색 상, EMA에 양성, S-100, SMA, PAS, D- PAS에 음성을 보였다(
Fig. 5). 이상의 종양의 위치, 조직병리학적 소견 및 면역조직화학염색 결과를 종합하여 해당 종괴는 최종적으로 지방질 분화가 동반된 암종(carcinoma with sebaceous differentiation)으로 진단(pT3N0M0, Stage III)하였다. 수술 후 우측 안면 마비는 House-Brackmann Grade IV로 심화되었으며, 수술 후 방사선 치료(6700Gy)를 시행받았다. 이후 추적 소실되었다.
Fig. 3
CT and MRI images after recurrence. (A, B, C and D) About 4.5×4.8×9.0 cm-sized heterogeneous cystic and solid mass with hemorrhage, fat density was observed on axial and coronal CT and MRI images.
Fig. 4
Torso PET CT. Hyper-metabolic lesion (max SUV 18.1), meaning of local tumor recurrence with cystic change was noticed in right parotid gland. There is no evidence of other primary site.
Fig. 5
Histopathologic findings of the tumor. (A) Macroscopic aspect of the tumor. (B) H&E staining of a representative section of the tumor. Cells with sebaceous differentiation are predominant and most of the cells are arranged in large cell nests. (H&E, × 200). (C) Immuno-staining on a representative section of the tumor showed positive staining for EMA, suggesting carcinoma with sebaceous differentiation (×200).
고찰
지선암(Sebaceous carcinoma)은 일반적으로 두경부 영역에서 발생하는 암종으로, 대부분은 윗눈꺼풀에서 발생한다. 눈 주위 외의 위치에서의 발생은 매우 드물며, 위 증례와 같이 이하선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하선에서 발생한 지선암은 성별에 따른 발생률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아시아에서 그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2) 호발 연령은 20대와 70대로, 본 증례의 환자도 이에 해당함을 확인할 수 있다. 임상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은 매우 다양하며, 종양이 커짐에 따라 통증을 야기하거나, 안면신경 침범을 보이고, 피부에 고정되는 특징을 보인다.
지선암 진단의 기준은 확립되지 않았으나, 영상 검사 및 세침흡인검사 만으로 감별되기 어려우며 수술적 절제를 통한 조직학적 확진이 필요하다.
3) 병리학적으로, 시트(sheets), 둥지모양(nests) 또는 끈(cord)의 형태를 포함하며, 관 형태(duct-like)의 구조 및 낭종(cystic space)을 보이기도 한다. 분화도가 좋은 경우, 과염색성의 핵(hypochromatic nuclei)과, 세포질의 액포화(cytoplasmic vacuolization)와 같은 전형적인 지선의 형태를 나타낸다. 또한 비늘양(squamous) 분화는 지선 종양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동결절편조직검사가 가능한 경우, 지질 염색(lipid stain)에서 양성을 보이면 지선암을 진단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
면역조직화학적으로, EMA는 지선세포에서 발현되어 종양에서 양성일 때 지선암의 진단에 도움을 준다. 이하선에서 발생한 지선암에서, EMA가 지선 세포에서 양성을 보이고, 주변 세포에서는 CK 양성을 보이는 것 또한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Androgen receptor는 분화가 좋지 않은 지선암의 감별진단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나, 침샘에서의 연구는 알려진바 없다. 한 보고에 의하면, 유방에서 발생한 지선암의 경우 Androgen receptor는 음성을 보이나, 구강 내에서 발생한 경우 양성을 보였는데 이는 그 기원이 다른 것이 원인일 것으로 기술되었다.
2) 하지만 본 증례의 경우 EMA는 종양에서 양성을 보였으나, Androgen receptor에 대하여 음성을 보였다.
지선암은 점액표피양 암종(mucoepidermoid carcinoma), 분화가 좋지 않은 편평세포 암종(squamous carcinoma), 기저세포 암종(basal cell carcinoma), 신장 투명세포 암종으로부터의 전이와 감별을 요한다.
4) 본 증례의 경우 또한, 첫번째 이하선 절제술 중 시행한 동결절편조직검사 결과 점액표피양 암종으로 병리학적 진단되었으며 이후 면역조직검사를 통해 샘암종(adenocarcinoma, NOS)로 진단이 바뀌었다. 점액표피양 암종의 경우, PAS, D-PAS 염색에서 양성을 보이나, 지선암의 경우 음성을 보여 감별이 가능하다. 지선 상피-근상피성 암종(Sebaceous Epithelial-Myoepithelial Carcinoma, EMC) 또한 반드시 감별해야 하는데, 이 경우엔 투명한 세포질과 이중층의 관 구조가 종양에 포함된다. 면역조직화학적으로 근상피성 기원의 세포를 찾는 것이 감별점이 될 수 있으며, calponin, a-SMA, MSA, p63, CK 14, S-100 protein, vimentin과 같은 근상피 marker를 이용할 수 있다.
3) 본 증례의 경우, 두번째 수술 후 얻은 조직에서 p63에 양성을 보였으나, S-100, SMA에서 음성 결과를 보였다. 지선암의 진단은 전형적인 지선 세포의 확인이 가장 중요한 증거로 작용한다. 몇몇 보고들에서는 이러한 면역조직화학적 검사가 지선암의 진단에 유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2) 하지만 이는 침샘에서 발생한 지선암이 매우 드물기 때문에 연구가 부족한 것이 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증례의 경우, 첫번째 이하선 절제술 결과 샘암종으로 진단되었으며, 이하선 부위 종양이 재발하여 이하선 샘암종의 재발로 진단 하였으나 수술 후 최종 조직병리검사 결과 지선암으로 진단되었다. 지선암은 이하선 원발암보다 안면부의 타부위 발생의 전이인 경우가 많으나 본 증례에서는 경부전산화 단층촬영, 자기공명영상촬영, 양전자 컴퓨터단층촬영 모두에서 안면부의 다른 원발부위는 발견되지 않았다. 일부 연구자들은 침샘에서 발생한 지선암이 점액표피양 암종의 공격적인 형태(aggressive form)로 볼 수 있어 다른 병리 진단으로 내려질 수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
5) 본 증례의 경우 두 번의 수술로 획득한 종양의 조직학적 소견 및 면역염색이 선암종과 지선암으로 확연한 차이를 보여 종양의 재발 및 변이가 아닌 수술 후 잔여 이하선 조직에서 발생한 이하선 원발 지선암으로 생각된다.
이하선에서 발생한 지선암의 치료 역시 드문 발병으로 인하여 확립된 기준은 없으나, 광범위 절제술과 함께 림프절 전이 및 안면신경 침범 여부에 따라 경부 절제술을 함께 시행하고 있다. 보조 방사선 요법 역시 추천되고 있다. 지선암의 재발과 전이는 매우 드물며, 5년 생존율은 약 62%로 보고되었다.
3)
침샘에서 발현하는 원발성 지선암은 매우 드물다. 본 증례는 이하선 선암종의 수술 후 재발로 임상적으로 판단하고, 재발에 대한 수술을 하였으나, 최종 조직검사에서 잔여조직에서 새롭게 발생한 지선암으로 진단된 예로, 더욱 더 드문 증례라고 할 수 있다. 저자들은 본 증례를 통하여 같은 부위에서 수술 후 발생한 종양이라도 반드시 병리조직학적 확인이 필요다는 교훈을 공유하고자, 문헌고찰과 함께 본 증례를 보고하는 바이다.